2025년 회고록
2025-12-31회고록은 24년부터 작성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귀차니즘과 퇴사 이슈로 결국 작성하지 못했고 어느새 25년 마지막이 다가왔다. 사실 이번 연도도 작성하지 않고 넘어갈까 했었지만 그래도 25년은 내 개발자 커리어에서 나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연도라 회고록을 작성하기로 결정했다.
12월~2월 - 다시 시작된 취준
24년 12월 엘케이벤처스를 퇴사했다. 퇴사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이유가 가장 컸다. 24년 중순까지 버추어라이브라는 스타트업에서 근무를 했었지만 회사 사정으로 엘케이벤처스로 고용 승계로 입사하게 되었다. 엘케이벤처스는 인생네컷을 운영하는 회사로 고용 승계 후 내가 담당한 업무는 인생네컷과 점주 애플리케이션 유지 보수 및 기능 개발이었다.
아무래도 인생네컷이라는 도메인 특성상 canvas룰 다루는 일이 많았었고, 이 경험은 내 커리어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점점 유지 보수만 수행하고, 회사 내에서도 우리 팀의 입지가 작아지는 게 느껴져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아직 주니어 경력이라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유지 보수보단 리팩토링 혹은 신규 기능 개발 욕심이 점점 많아진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퇴사 후 한 달은 간단한 이력서 정리 후 코딩 테스트를 연습했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코테는 벼락치기보단 매일매일 공부하는 게 참 좋은 거 같다.(물론 지금도 매일매일 공부하는 건 실패했지만...)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고 정말 100개를 넘는 기업에 지원을 했다. 확실히 시장이 좋지 않은지 23년도에는 10명 이하로 지원했던 회사의 동일 포지션도 100명이 지원하는 걸 보고 괜히 퇴사했나 후회도 했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꾸준히 지원과 이력서 수정을 반복했다.
다행히도 몇몇 기업과 면접을 진행했고 최종으론 2곳에 합격했다. 첫 번째 회사는 교육 쪽 기업으로 꾸준히 매출도 잘 나오고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회사라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회사는 매출과 안정성은 첫 번째 회사보단 떨어지지만 마니아 고객층이 있고 점점 성장하고 있는 게 느껴지는 회사였다.
내 희망연봉을 맞춰주는 기업은 첫 번째 였지만 많은 고심 끝에 두 번째 회사인 클라이머스로 입사하기 결정했다.
첫 번째 기업은 희망연봉을 맞춰 주었지만 면접 경험이 좋지 않았다. 대표 및 기술이사와 면접을 진행했는데 두 분 다 면접 시간을 착각하여 밖에서 기다려야 했었고, 면접실에서도 내 이력서가 아닌 다른 지원자의 이력서로 질문이 날라와서 면접 경험이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두 번째 기업은 연봉은 동결이었지만 면접 경험이 좋았고 대표의 비전이 보였다. 무엇보다 커머스 도메인을 하고 싶었던 내 니즈에 부합한 것 또한 내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줬다.
결국 3월 현재 회사인 클라이머스에 입사하였다.
3월~12월 - 스타트업 절망 편
부푼 마음으로 입사했지만 나를 반겨준 건 스타트업 절망 편 이였다. 우선 프로덕트 팀으로 입사했는데 기존 프로덕트 팀원은 모두 퇴사하여 우리 팀은 모두 같은 날 입사하게 되었다. 인수인계도 출근 전 하루가 다였으며 막상 회사에서 노션과 문서를 찾아보니 제대로 된 히스토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면접과 인수인계받으면서 어느정도 회사 상황은 들었고, 기존 PM이 아직 회사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겠지란 안일한 생각으로 입사한 내 잘못도 상당히 크다.(지금 생각하면 인수인계를 야근을 해서라도 최대한 많이 받았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GraphQL을 실무에서 처음 사용하는 건 금방 적응되었지만 히스토리가 없는 3개의 운영 프로덕트와 수많은 오류들를 만들어내는 레거시 코드는 나를 점점 더 "도망갈까...?"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앱 개발 경험이 없었는데 웹뷰로 운영되는 서비스라 Flutter 유지 보수도 담당하게 되어 점점 입사한 걸 후회하는 마음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같이 입사한 팀원들과 서로 위로하면서 "내 커리어에 도움 되겠지..."란 희망 아닌 희망적인 생각으로 계속 다니게 되었고 결국 26년이 다가왔다.
항상 그렇지만 고생이 큰 만큼 얻는 것도 많은 것 같다.
협업
우선 좋은 팀원들 덕분에 제대로 된 협업 방법을 배웠다. 그전까지는 PM 및 백엔드 개발자와 제대로 된 협업 경험이 없었다. 보통 기획서와 API 명세서만 보고 소통은 주로 디자이너와 진행했다. 나도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동안은 지시받은 대로 작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번 회사에서는 디자이너가 없다 보니(아직도 없다...) PM이 기획 및 디자인도 담당했고 API 명세서도 없어서 자연스레 우리 팀원끼리 타의에 의한 소통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참 다행인 건 우리 팀원들도 나처럼 커머스가 하고 싶은 열정으로 입사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소통으로 서로서로 도와가며 업무를 진행했다.
그동안은 기획과 디자인에 큰 의문을 갖지 않고 그대로 작업했었지만, 현재는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내가 먼저 얘기하고 논의하면서 적극적으로 디벨롭하고 있다. 물론 스타트업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지만 그동안은 단순 개발만 진행했던 경험에 비해 현재가 더 재밌고 프로덕트가 성장하면서 나도 점점 성장하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Flutter
처음 Flutter 코드를 본 순간 이걸 어떻게 작업하지란 막막한 생각이 들었다. 원래부터 앱 개발자가 회사에 존재하지 않았고 외주를 맡겨 만들어진 프로젝트라 제대로 된 히스토리가 아예 없었다. 심지어 앱 개발 경험도 없어서 스토어 배포 방법도 GPT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진행했다. 지금 생각하면 GPT도움이 없었으면 우리 화사 앱은 정책 위반으로 업데이트가 불가하지 않았을까...
사실 아직도 Flutter는 GPT 도움으로 유지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작업을 계속 진행하다 보니 점점 웹뷰 동작 방식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안드로이드와 IOS 동작 방식도 수박 겉핡기식으로 알게 되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한, 점점 개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다양한 시도를 시도 및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진행한 건 하나의 앱으로 환경 분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기존에는 개발 및 스테이징 서버를 앱으로 접속하려면 로컬이나 oneLink를 수정하는 방식을 사용해서 QA에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다. 이 방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스플래시 이전 단계에서 환경을 선택하면 해당 환경으로 앱을 실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물론 이게 최선의 방법이 맞을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지만 덕분에 QA를 손쉽게 할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하고 있다.
두번째는 안드로이드 API 35 대응을 위한 edge to edge적용이다. edge to edge가 뭔지도 몰랐지만 안드로이드 API 대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적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edge to edge를 적용하지 않고 기존처럼 동작하도록 수정할까 생각을 했지만 edge to edge를 적용하지 않으면 UI/UX에 제약도 생기고 좋지 않다라는 판단으로 과감히 적용해봤다. 적용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했고 현재 완성된 코드로 깔끔하지 않아서 리펙토링이 필요하지만 조금 더 나은 UI/UX를 위한 과정이라 생각 중이다.
아직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음으로 개선할 기능은 스택 네비게이션이다. 우리 앱은 웹뷰이지만 네이티브 기능은 거의 없어서 많은 기능에서 앱이 아닌 웹처럼 동작하고 있다. 그중 화면 전환에선 네이티브 스택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앱스러운 느낌이 부족해서 아쉬움이 컸다. 아직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26년에는 가장 먼저 개선하고 싶다.
레거시 코드
처음 입사하고 가장 큰 충격은 레거시 코드였다. 폴더 구조와 변수명 및 Lint 규칙도 없었고 주석도 없어서 코드 파악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레거시 코드와 함께 수많은 오류도 존재해서 끊임없는 오류 수정에 현타도 왔었다. 하지만 점점 줄어가는 백로그에 성취감을 느꼈고(완료된 스프린트가 300개가 넘어서 나도 놀랐다) 오류 해결 과정에서 몰랐던 개념을 공부할 수 있었고 최적의 코드 및 UI/UX를 계속 고민하게 되어 많은 성장을 했다 자부할 수 있다.
레거시 코드와 함께 문서 작성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문서작성은 적당히 작성하거나 귀찮아서 넘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히스토리가 하나도 없는 회사 상황에서 내가 얼마나 작업을 잘못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내가 작성한 코드도 주석이나 문서 없이 다시 보면 왜 이렇게 작성했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내 후임자가 와서 보면 부끄럽지 않도록 최대한 깔끔한 코드와 문서작성에 시간을 쏟고 있다.
26년은?
회고라 하고 회사 관련 내용만 적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년도는 퇴근 후 자기계발에 시간을 많이 쏟지 못해서 적을 내용이 회사밖에 없기 때문... 11월까지 UI 라이브러리 하나를 만드는게 목표였는데 역시 쉽지 않다.
26년에는 현재 개발예정인 사이드프로젝트를 무조건 런칭하면서 데일리로 CS와 코딩테스트 공부를 게속 진행할 예정이다.